오프닝의 세 가지 목표
체스의 오프닝에는 수많은 이름 붙은 수순이 있지만, 입문 단계에서는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 오프닝이 무엇을 하려는 단계인지 이해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좋은 오프닝은 세 가지 목표를 함께 추구합니다. 판 가운데를 차지하거나 영향력을 미치는 것, 뒷줄에 잠들어 있는 말을 싸움에 쓸 수 있는 자리로 꺼내는 것, 그리고 킹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처음 열 수 정도를 이 세 가지 기준으로 점검하며 두면, 수순을 몰라도 크게 불리해지는 일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 판 가운데를 차지하거나 영향력을 미친다
- 나이트와 비숍을 꺼낸다
- 캐슬링으로 킹을 안전하게 한다
왜 중앙인가
판 가운데의 네 칸, 즉 e4, d4, e5, d5 주변은 오프닝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입니다. 가운데에 놓인 말은 가장자리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칸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이트를 예로 들면, 판 가운데에서는 최대 여덟 칸을 노릴 수 있지만 구석에서는 두 칸밖에 노리지 못합니다. 또 중앙을 차지하면 판의 어느 쪽으로든 말을 빠르게 옮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오프닝이 첫 수로 가운데 폰을 두 칸 전진시킵니다. 중앙을 반드시 폰으로 점령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말로 멀리서 중앙을 겨냥하는 방식도 있지만, 입문 단계에서는 가운데 폰부터 움직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말을 꺼내는 순서
전개는 나이트와 비숍부터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 두 말은 처음 자리에서는 거의 하는 일이 없고, 한 수씩만 움직여도 중앙을 겨냥하는 자리에 설 수 있습니다. 룩은 판이 어느 정도 열려야 힘을 쓰므로 나중에 움직입니다. 오프닝에서는 한 말을 여러 번 움직이기보다 아직 움직이지 않은 말을 하나씩 꺼내는 편이 좋습니다. 같은 말을 두 번 움직이면 그만큼 다른 말의 전개가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대 말을 잡거나 위협을 피해야 할 때는 예외입니다. 폰을 너무 많이 움직이는 것도 전개를 늦추고 킹 주변을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퀸을 일찍 꺼내지 않는 이유
퀸은 가장 강한 말이라 일찍 꺼내 공격하고 싶어지지만, 오프닝에서 퀸을 앞세우면 대개 손해를 봅니다. 상대는 자기 나이트나 비숍을 전개하면서 퀸을 공격할 수 있고, 퀸은 가치가 높아 그때마다 피해야 합니다. 상대는 말을 꺼내며 수를 벌고 나는 같은 말을 이리저리 옮기며 수를 잃는 셈입니다. 퀸으로 빠르게 공격해 이기는 짧은 함정이 있기는 하지만, 상대가 제대로 막으면 오히려 전개가 크게 늦어집니다. 퀸은 다른 말이 대부분 나온 뒤에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일찍 캐슬링하기
킹이 처음 자리인 가운데에 오래 머물면, 가운데 폰들이 교환되어 줄이 열릴 때 상대의 룩과 퀸에게 노출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나이트와 비숍을 한두 개 꺼낸 뒤 비교적 이른 시점에 캐슬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캐슬링을 하면 킹이 폰들 뒤의 구석으로 들어가고, 룩이 가운데로 나와 다른 룩과 연결될 길이 열립니다. 캐슬링한 뒤에는 킹 앞의 폰을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 폰들이 킹을 지키는 벽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뒷줄의 두 룩 사이에 말이 모두 빠져 서로 지켜 주는 상태가 되면 오프닝이 대체로 끝났다고 봅니다.
말의 가치와 교환
말을 바꿀지 판단할 때는 흔히 폰을 1로 두고 나이트와 비숍을 3, 룩을 5, 퀸을 9로 보는 기준을 씁니다. 킹은 잃으면 지므로 점수를 매기지 않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나이트를 주고 룩을 얻는 교환은 이득이고, 비숍을 주고 폰 하나를 얻는 교환은 손해입니다. 다만 이 숫자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판이 닫혀 있으면 뛰어넘는 나이트가, 판이 열려 있으면 멀리 가는 비숍이 더 쓸모 있는 식으로 상황에 따라 실제 가치가 달라집니다. 점수가 같더라도 교환 뒤 누구의 말이 더 활발해지는지를 함께 보세요.
초반에 당하기 쉬운 함정
입문자가 초반에 자주 당하는 패배는 대부분 비슷한 지점을 노립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백의 f2 칸과 흑의 f7 칸은 킹만 지키고 있어서, 퀸과 비숍이 함께 이 칸을 노리면 몇 수 만에 체크메이트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킹 앞의 폰을 생각 없이 움직이면 퀸 한 수로 체크메이트를 당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런 함정은 원리를 알면 쉽게 막을 수 있습니다.
- f2·f7 칸을 노리는 퀸과 비숍의 조합을 경계한다
- 킹 앞 폰을 이유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 상대 퀸이 일찍 나오면 무엇을 노리는지 먼저 본다
- 말을 꺼내며 상대 퀸을 쫓아 수를 번다
오프닝 공부의 순서
입문 단계에서는 여러 오프닝의 긴 수순을 외우는 것보다, 백과 흑에서 각각 하나씩 자주 쓸 오프닝을 정해 처음 몇 수의 의미를 이해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오프닝에서 크게 불리해지는 경우는 수순을 몰라서라기보다 말을 잃거나 킹이 위험해지는 실수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매 수마다 상대가 방금 둔 수가 무엇을 공격하는지, 내 말 가운데 지켜지지 않은 것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습관이 오프닝 지식보다 먼저입니다. 대국이 끝나면 오프닝에서 세 가지 목표를 얼마나 이뤘는지 되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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